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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갑산>콩밭매는 아낙네의 서글픔은 어딜 가고~오르다~ 山!!/명산(충청) 2017. 9. 22. 16:48728x90
콩밭 매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흠뻑 젖는다.
무슨 설움 그리 많아 포기마다 눈물 심누나~
홀어머니 두고 시집가던 날 칠갑산 산마루에
울어주던 산새 소리만 어린 가슴 속을 태웠소~!!논밭도 없던 충청도의 오지 청양면에 콩밭매는 아낙네를 보고 영감을 얻어 만들어졌다는 노래 "칠갑산(주병선 노래)"으로 더 애잔하게 다가오는 산.
그러나, 지금은 그런 애잔함과 서글픔보다 장곡사 주변의 장승과 천장호의 출렁다리 등의 관광자원으로 기억되는 곳에 위치한 칠갑산을 찾는다.
물론, 계획에 없던 산행지다.
산행을 계획하다보면 기상의 변화에 따라 행선지의 변화도 자연스레 따라올수 밖에 없다.
애시당초 블랙야크 명산100 완등의 인연으로 알게된 경상지역의 지인들과 영남알프스의 한축인 재약산을 기점으로 백패킹을 하기로 의기투합을 한다.
물론, 이 계획 이전에 고령의 셰르파 활동을 하며 인연을 맺고있는 고령동동주 형의 주최로 어울리기로 하였으나 부실한(?) 몸으로 인하여 - 그래도 백두대간의 의지는 아직 놓지를 못하고 있다는~ ^^ - 취소가 될듯한 톡이 오고가기에 발빠르게 나는 나의 계획으로 돌입한 것이다.
그렇게 간월재의 백패킹 금지 및 단속 공지로 인한 재약산(천황재)에서의 백패킹을 약속하며 날짜를 기다렸으나, 태풍 탈림녀석의 영향으로 주말 기상이 좋지않다는 예보를 평소같으면 불신하겠지만 굳게 믿고 계획을 수정하여 충청지역의 민주지산에서 밤을 즐기기로 한다.
나는 이동시간도 있고 하니 중간기점에서 산의 밤을 홀로 더 즐길 요량으로 하루 연차를 써가며 오서산으로 향하는데..........
백패킹하기로 한 지인중 한분, 간만의 산행과 간만의 큰 배낭이 부담스러웠는지 민주지산은 못갈듯하다는 이야기에 오잉~~ 이러면 안되는데!!
다시 고민~ 고민~ 계획을 수정한다.
내가 혼자서라도 민주지산을 즐길테니 조금더 쉬운 오서산에서 합류하자고~~, 일단 콜~ 확답을 받아둔다.
그러나 나도 혼자서 이동중 여정의 변경이 생기다보니 어디로 갈까 갈팡질팡하며 도로에서 시간이 조금 지체됨에 다시 민주지산까지 가기에는 힘겹다는 생각과 함께 고속도로 기점에서 조금 가까운 산을 물색한다.
그렇게 결정한 곳이 콩밭매는 아낙네를 만나기 위함이 아닌, 홀로 밤을 즐기기 편할듯한 칠갑산으로 향한다.
산행일시 : 2017. 9. 15(금)
산행장소 : 충남 청양군 일대 칠갑산(561m)
높이 561m. 차령산맥에 속하며 산정에서 방사상으로 뻗은 능선이 면계를 이루며, 북쪽으로 한치고개를 지나 대덕봉(大德峰, 472m),
동북쪽으로 명덕봉(明德峰, 320m), 서남쪽으로 정혜산(定惠山, 355m) 등과 이어진다.
1983년 대치터널(길이 455m, 너비 9.4m, 높이 6.65m, 2차선)이 완공되어 공주와 청양 간 교통이 원활하여졌으며, 이곳은 산정에서 능선이
여러 곳으로 뻗어 있고 지천과 잉화달천이 계곡을 싸고 돌아 7곳의 명당자리가 있다 하여 칠갑산이라 불린다고 한다.(그런데 7곳의 명당은 어디냐??)
‘충남의 알프스’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산세가 거칠고 험준하며 사람들의 발길이 쉽게 닿지 않아 울창한 숲을 그대로 간직한 훌륭한 관광자원이다.
누구와 : 당연히 홀로~산행코스 : 천장호 출렁다리 - 천장리 갈림길 - 도림리 갈림길 - 정상(하룻밤) - 천장호 둘레길(소원바위, 마치리)
산행거리 및 시간 : 총 10.6km 소요, 약 4:05분 소요(하룻밤의 시간은 제외)
백패킹을 즐기기위한 걸음이다보니 평소의 걸음처럼 조금더 길게, 다양한 코스를 즐기겠다는 욕심은 버린다.
그러나, 코스를 조금더 세밀하게 검토하고 자료를 취합후 산행지를 결정하였다면 이날의 들머리와 대치고개(칠갑광장)로의 걸음도 무난했을것이라는 판단이다.
어찌되었든 늦은 오후시간, 천장리 마을회관쪽으로 갔다가 다시 되돌아온 출렁다리 기점을 시작으로 밤의 설렘(이라 쓰고, 긴장감이라 말하고 싶지는 않은.....)을 기대하며 걸음을 옮긴다.
2009년 7월 완공된 천장호 출렁다리와 한치고개(대치터널)의 교통망 개선으로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되었으며, 특히나 TV프로 "1박2일"에도 소개된 천장호 출렁다리는 길이 207m의 국내최장이며 동양에서 두번째로 긴 다리라는 자랑과 함께 관광객의 사랑을 받고있다.
천장호 출렁다리가 비록 동양에서 두번째일지는 모르지만 세계에서 제일가는 고추와 구기자도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한컷 담아둔다. ^^
최대 30~40cm정도 흔들리는 스릴감을 느낄수 있다는데, 제대로 스릴감을 느끼려면 다리의 안전성에 의문을 가져야하는데 그러질 못하니 긴장감이 없다. ㅋㅋ
천장호 출렁다리를 건너면서 만나는 호랑이와 용의 조형물이 있는데, 늦은 시간 그리고 밤의 기운을 즐기기 위한 나에게는 위협적인 존재처럼 느껴진다.
괜히 산속의 길을 걷고싶지않은 이 기분은 뭐냐??
그래도 꾸역~꾸역 데크계단을 오르며 만나는 전망데크에서 내려다보는 천장호의 풍경은 멋스러우니 한호흡 쉬어가기에 더없이 좋다.
이런 길을 바이크를 가지고 하산하는 분도 곁에서 쉬다가 고이 업어 내려가시더라.
전망대에서 쉬다가 조금더 오르니 만나는 갈림길 이정표, 출렁다리 기점을 들머리로 하기전에 들렀던 천장리 마을쪽의 코스가 있는데 입산통제 현수막이 걸려있다.
그리 긴 코스는 아닌데 마을주민께서도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지않아 길이 거칠다고 출렁다리로 산행을 하라고 알려주시더니 이렇게까지 통제가 되고있는가보다 생각을 해보게된다.
그리 거친 코스는 아니지만 그만큼 조망이나 볼거리가 있는 구간은 아니기에 산행의 재미보다는 출렁다리라는 명소를 만났음에 만족하며 산행을 하면 좋을듯하다.
그러나, 요즘의 기후때문인지 산모기 등 날파리가 땀내를 맏고 달려드는지 조금 성가시기도 하다.
서산너머로 지는 해를 바라보며 그래도 서두르지않음은 하룻밤 신세를 지는 나그네가 정상을 찾았다가 내려가는 이들에게 혹여나 방해가 되지않을까싶어서이다.
그렇게 정상 바로 아래에는 도림리 갈림길 이정표와 함께 데크쉼터가 있으나, 바람의 방향을 고려하여 이곳을 쉼터로 정하지는 않고 정상으로 몇걸음 더 옮겨본다.
그리 높지않은 충남의 명산 칠갑산에 올라, 여유롭게 정상을 즐기는 시간을 가져본다.
지금 나에겐 남는게 시간뿐이라고, 혹시나 산객님들이 들이닥칠까싶은 마음에 어둠이 내려앉을때까지 한없이 땀을 식히며 이곳저곳을 조망하는데 어디까지 봤을까??
정상의 방위별로 안내표지판에는 멀리 브라질, 노르웨이, 맥시코 그리고 뉴질랜드와 호주 등등의 외국까지 조망될듯 설명하고있다.
방위가 그렇다는 것을 알면서도 혹시나 하고 눈을 크게 뜨고 더 멀리 바라다보려는 욕심을 갖게하는 묘한 매력의 칠갑산 정상 안내표지판이다. ㅎㅎㅎ
자~ 안내표지판 따라 멀리, 더멀리 조망을 한번 해보자구~!!
그래봐야 눈앞의 삼형제봉, 그리고 조금더 멀리 광덕산과 계룡산 정도가 조망될까?!! ^^
조망을 즐길때 즐기더라도 우리의 또다른 재미 인증을 남기고, 하늘을 품든지 일상의 희열을 표출하든지 다양하게 해석될 나만의 포즈를 남겨보는데 혼자 셀카를 남기는 모처럼의 작업은 수차례 왔다갔다하며 지웠다가 타이머 설정을 했다가를 반복하는 수고로움을 동반하게된다.
이런 수고로움도 즐거운 시간이 바로 지금 이순간이다.
"여행은 탁~ 떠나는거다" 라는 모 카피처럼 그 순간의 선택이 즐거움을 좌우한다.
그렇게 칠갑산에서의 하룻밤은 거세지않은 바람에 살짝 뒤척이며 아침을 맞이하고, 편하게 왔던길 되돌아 내려선다.
우리네 인생이 그렇듯, 무엇인가 목적을 위해 힘든 고통을 감내하며 오르고 성취감을 맛보더라도 어느 순간은 내려서야함을 인정하게된다.
그것을 내려놓지못하고 정상에만 머물려고 한다면 산귀신이 되든, 귀신소리 들으며 손가락질 당할 일일테다. ^^
그렇다고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고 한없이 추락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평정심을 유지하며 숨고르기를 하듯 멈출때 멈추었다가 다시 내려가야 상처도 덜할 일이다.
그렇게 출렁다리까지 내려서니 어제 오후의 긴장을 불러일으키던 호랑이 조형물은 무사히 산에서의 하루를 마쳤다고 우습게도 고양이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런 느낌은 뭐냐?? 간사한 인간의 마음이렸다. ^^;
왔던길 그냥 되돌아갈수는 없는 법, 천장호 둘레길이라 명명된 호수옆 데크길을 거닐어본다.
소원바위에서는 소원지에 아주 소소한(절대 대박나게 해달라는 그런 속물같은 글을 썼었나? ㅎㅎ) 글귀하나 써서 걸어보기도 하고~
소원바위에서 포장된 임도길을 계속 거닐었으면 천장호 둘레길을 휘돌아 왔을터인데, 이정표같은 것을 못보았기에 되돌아와서는 또 둘레길도 원점회귀하듯 거닐게 된다.
이런 걸음은 용이 레이져를 맞는 듯한 모습처럼 나의 걸음에도 아쉬움의 비수가 팍~ 팍~ 꽂힌다. ^^;
대치고개를 같이 거니는 산행이 조금 버겁다면 냉천골(정상부에서 도림리 갈림길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분기되는 등로가 조성되어있는듯하기에) 방면으로 거닐어도 좋을듯하다.(확인되지않은 개인적 의견~)
그렇게 칠갑산을 오르며 콩밭 매는 아낙네를 전혀 생각지도 않다가, 조형물을 보고는 괜히 미안스러워 한컷 담아주고~
영광 불갑산이나 고창 선운산에나 가야 만날수 있을것같은 상사화(꽃무릇)도 만나니 이건 횡재한듯한 느낌으로 또 한컷 담으며 기분좋게 산행을 마무리한다.
그러나 이것은 마무리가 아닌 새로운 시작, 힘든 여정의 시작이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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