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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천 은행나무숲>한달간만 허용된 노란세상~
    국내여행/강원도 2016. 10. 26.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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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해전 어머니를 모시고 꼬맹이들과 함께 거닌 기억이 있는 은행나무숲을 막연히 또 거닐어본다.

    이번에는 어머니가 없는(가자고 했어도 거닐지도 못했을테니~) 우리 네식구만의 걸음이다.

    휴일 하루를 양양남대천에서 잠시 소리를 질러대며 즐기고, 남은 오후의 시간을 어떻게든 즐겨보려고 구룡령 고개를 넘어선다.

    아마도 나의 산행이 만들어낸 가족의 한풀이쯤 되려나~ ^^;

    산행의 스케쥴이 늘어나면서 옆지기와 아이들과의 시간이 그만큼 소홀해졌음을 인정하지않을수 없으니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면 따라야할 의무가 있다. ^^

    어휘의 선택을 잘해야되는데~~ 이런 대목에선 옆지기의 테클을 사양하고프다. ㅎㅎㅎ

    구룡령을 넘으면서 살짝 흐린 날씨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지만 이정도의 기상은 우리의 걸음을 방해하지못한다.

    한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은행나무숲에서 그냥 한시간정도 걷다가 되돌아오는 일정이 좀 허무할수도 있지만,

    남대천에서부터 이어진 휴일의 기분을 이어가려고 노력해본다.

    강원의 산간지방이 온통 울긋불긋 물들어가는 한 가운데 노란 채색을 한 은행나무숲은 즐기려고 찾지만, 그 속은 부부의 애틋한 사랑이 자리한 곳이라는 사실.

    도시에서 살던 은행나무숲 주인은 아내가 만성 소화불량으로 오랫동안 고생하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삼봉약수가 효험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이곳 오대산 자락에 정착하게 되었으며, 남편은 아내의 쾌유를 바라며 넓은 땅에 은행나무 묘목을 하나둘 심기 시작했다.

    그렇게 30년이란 세월이 흐르고 나무들이 자라면서 해마다 가을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란빛이 번지기 시작했다. 이 황홀한 풍광이 일부 언론에 공개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주인은 가을의 장관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2010년부터 1년 중 딱 10월에만 숲을 일반인들에게 개방하게 됐다.

    노란 은행나무 2,000여 그루가 자라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은행나무숲은 몇해전 왔을때만해도 주차장도 없고 도로주변의 휑한 풍경이 낯설기만했으나, 이제는 어엿한 축제(10. 01 ~ 10. 30일, 한달간 무료개방)로 자리잡을 만큼 어느정도 알려진 관광지가 되었다.

    다만, 아직도 은행나무숲 주변의 부대시설은 열악한 편으로 마을사람들의 자립형 영업행위는 이루어지지만, 간이화장실이 두어칸 있을정도이며 주변의 펜션 등도 기본욕구를 해소할 만큼 서비스를 해결해주지는 못하고있어 아쉽다.

    한달기간의 관광객들을 위해 편의시설을 증설하는 것도 비용의 낭비일테니 주변 상권을 영위하는 이들의 시설개방을 도모할 필요가 있지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홍천은행나무숲으로 가는 길에는 구룡령 고개를 넘어서야한다.

    구불구불한 그길을 넘어가면서 아이들은 차에서 눈이 스르르 감기지만, 우리 부부는 울긋불긋 물들어있는 주변의 풍경에 취해 잠시 내려서서 닭살스러움을 연출한다.

    나에겐 아직 콩깎지가 벗겨지지않은 옆지기가 있으니 행복하지아니한가~~ ^^

    은행나무숲을 들어서기전 56번 지방도 한켠은 한달간의 방문객들을 위한 난전이 자그마하게 열리는데 몇해전과는 다른 즐거움을 될만하지만 간이화장실 몇칸의 길게 늘어선 줄이 아쉽기만하다.

    혹시나라는 생각에 참고 숲길로 들어서지만 펜션과 그 앞에도 작은 토산품 판매소가 있으나 역시 화장실 사용은 불가하다. ㅜㅜ

    노란 은행잎의 물결에 지칠만하면 한켠의 계곡물결에 손담아 보기도하고~

    정적인 은행나무숲속의 걸음이지만 콩새녀석의 개구짐이 우리가족의 얼굴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기도한다.

    큰딸은 포즈를 요구하면 순순히 따라주니 편하고, 작은 녀석은 정 반대로 잘 따르다가도 카메라를 들이대면 엉뚱한 짓으로 색다른 장면을 만들어준다. ^^

    살짝 날리는 보슬비때문에 챙겨온 우산이 오히려 노란캔버스에 포인트가 되어 좋은 색감을 연출하는것같기도~~

    은행나무숲을 조성한 부부의 거처인듯하지만, 아마도 축제기간에는 다른 곳에서 지내야하지않을까싶다.

    한켠에 장독대가 묻혀있는 풍경이 어릴적 시골집을 떠올리게 하는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한다.

    여기가 우리집 정원이라면 맨날 저 위에서 홀로 즐겼을것같은 나무위의 영화같은 집도 눈길을 끌고~

    은행나무숲길의 짧은 여정이 아쉽기도하고 날씨가 흐리기에 옆지기와 콩새녀석은 주차된 차량으로 이동하게하고, 나는 짧은 달둔길을 더 걸어본다.

    물론, 큰딸은 마지못해 아빠와 동해을 하게된다. ^^

    달둔길은 별 특색이 있는 코스는 아니지만, 가을을 느낄만한 코스모스 임도길이 펼쳐진 곳으로 끝지점에 달둔산장의 야외찻집이 있다.

    우리는 패스~, 계곡의 징검다리 돌길을 건너며 가을속 마음에 노란 물감으로 물들이는 시간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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