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성인대>저녁하늘 아래에서 놀기~
    오르다~ 山!!/山 2016. 5. 23. 18:02
    728x90

    강원지역 셰르파 정기산행이 이번달에는 고성 진부령에 위치한 마산봉에서 진행된다.

    백두대간의 북진 마지막 구간(남진 첫구간)에서 모처럼 많은 강원셰르파가 뭉치는데, 함께 하기로 갈등하던 친구들이 빠지니 왠지 아쉬워 백패킹을 퇴근과 함께 진행하기로 한다.

    친구녀석 다음날 돌잔치 가야된다는데 일찍 하산할 것을 약속하고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는 화암사 수바위 길을 오른다.

    모처럼 박배낭을 짊어져서일까?? 친구도 힘들어하고, 나도 땀이 장난 아니게 흐른다.

    그래도 성인대 헬기장에서 텐트치고, 달과 별을 보며 한잔 주고받을 생각에 힘을 내어본다.(술도 제대로 못하면서~~)

    아침 출근길 대포항은 해무(海霧)가 짙게 깔리더니, 퇴근하여 성인대로 향하는 길은 점점 더 짙어진다.

    설마 산쪽도 안개가?? 그러면 밤하늘 쳐다보는 재미가 없는데~~

    다행히 산쪽은 안개가 깔리지않는다.

    도착한 화암사에서 식수를 받아 본격적인 백패킹을 위해 이동!!

    화암사에는 수바위라는 큰 바위가 앞쪽에 자리하고 있는데, 쌀바위 또는 코끼리바위라고도 부른다.

    화암사는 신라 혜공왕 때 진표율사가 화암사()라는 이름으로 세운 절이다.

    조선 인조 1년(1623)에 소실되었다가 인조 3년(1625)에 고쳐 짓는 등 여러 차례 소실과 재건을 반복하였다.

    고종 1년(1864)에는 지금 있는 자리인 수바위 밑에 옮겨 짓고 이름도 수암사()라 하였다가 1912년에 다시 화암사()로 이름을 바꾸었다.

    한국전쟁 때 다시 한 번 불에 타 훗날 법당만 다시 지었으나, 1991년 세계 잼버리대회 준비를 위해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새로 지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존하는 건물로는 일주문, 대웅전, 삼성각, 명부전, 요사채 등이 있으며, 조선 후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부도군()과 일부 계단석이 남아 있다.      - 문화재청 자료 참조 -

    5월의 어둠이 깔린 저녁, 산을 오르는 길에 이리도 땀을 많이 흘릴줄이야??

    친구녀석의 정보를 참고하여 혹시나싶어 밤공기에 추울까봐 긴팔과 기모 살짝 섞인 바지를 입었더니 더 땀과 싸움을 한듯싶다.

    그렇게 평소보다 힘겹게 성인대에 올라 비박지로 향한다.

    금요일 저녁, 퇴근과 함께 오른 비박지는 우리가 전세낸듯싶은 기분이다.

    인근 지역이다보니 편하게 다녀올수 있는 성인대, 지난해에도 몸이 근질근질거린다고 그냥 거닐었던 이야기는 아래에 링크~

    편하게 즐기는 성인대(신선대) 걸음~

    그러나 이미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이곳도 그리 호락호락하게 우리에게 모든것을 내어주지는 않는다.

    우리가 사이트를 구축하고 있는 동안, 수원에서 오셨다는 백패커들이 4동의 사이트를 구축하며 밤의 공기를 즐길 태세다.

    살짝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이곳이 처음인듯하다.

    우리는 우리대로, 수원팀은 또 그팀대로 서로의 진수성찬을 즐기며 밤을 즐긴다.

    친구녀석의 보온에 신경쓰라는 이야기는 무시해서인지 바람막이 쟈켓을 입은 나는 자정이 다가가는 시간 살짝 냉기가 스며드는 느낌이지만,

    오히려 올라올때 땀을 많이 흘려서인지 선선한 바람이라도 살랑살랑 불어줬으면 더 좋았을 비박이 아니었을까싶은 생각이다.

    아무리 즐거워도 야경을 즐겨가며 음식을 즐겨야 백패킹이 즐거운법이다.

    똥폼도 잡아보고, 사색에 빠진듯 설정샷도 남겨보고~~ ^^

    대도시의 불야성(不夜城)처럼 환하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리조트에서 속초시내로 이어지는 불빛들이 새까만 어둠속에서 아른거리는 모습도 성인대의 백패킹을 즐겁게해준다.

    그렇게 야경을 즐기다 우리의 보금자리로 향하다보니, 수원팀도 야경을 즐길려고 어수선하게 움직인다.

    그래도 초행길이다보니 조금은 불안스러운데 다행히 별 탈없이 밤을 즐기신듯하다.

    백패킹이 즐거운 것은 텐트안에서 은은히 흘러나오는 파스텔톤의 무지개빛과 같은 조명때문일수도 있다.

    야경을 즐기고 왔으되, 부족한 부분은 이렇게 보금자리의 불빛으로 대신한다.

    또 움직였으니 한잔씩 더 주고받으며 시간은 잘도 흘러간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움직여야되고, 나는 또 산행을 가야되는데........

    상쾌한 바람이 없어(새해 일출산행을 위해 올라왔을때 비박팀의 텐트 다 찢기고 망가지는 눈물나는 바람은 사양한다) 약간의 아쉬움은 있지만,

    뜨거운 햇볕이 대지를 달구던 며칠의 기간을 탈출하듯 산속에서 조용히 친구와 즐기는 시간이 모처럼 즐겁다.

    나에겐 과한 주님과의 조우때문이었을까?? 자칫 늦잠을 잘뻔했다.

    다행히 대간을 타시는 분들인지, 일출을 담으시려는 분들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분들의 어수선한 발자국소리에 눈을 비비고 일어난다.


    팅팅 부은 눈을 겨우 뜨고서는 그래도 일출 구경은 하겠다고, 야경을 감상하던 자리로 또 본능적으로 움직인다.

    성인대에서 바라다보는 울산바위의 모습은 늘 웅장하다.

    운해가 살짝 띠라도 둘러준다면 더 멋드러졌겠지만,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만하다.

    나는 조망터에서 일출을 감상하고, 뒤늦게 일어난 친구녀석은 분위기 잡으며 텐트앞에서 조용히 일출을 즐긴다.

    나름 분위기를 즐길줄 아는 녀석이다. ^^

    바삐 움직여야 하는 우리는 서둘러 죽인지 밥인지 모를 아침을 해결하고 왔던 길 되돌아간다.

    이곳도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면서 등로가 훼손되서인지 자연 그대로의 나무를 이용해 통제할 표시를 해놓았다.

    퍼즐바위, 그렇다.

    작년까지는 퍼즐바위로 안내표지판이 되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자료를 뒤져봐야지~~ ^^)

    올해는 "시루떡 바위"라는 좀더 정감있는 이름으로 안내표지판이 되어있다.

    아침햇살 받으며 위용을 자랑하는 화암사 앞의 수바위(岩)에게 눈길 한번주고 친구를 먼저 보낸다.

    나는 또 새로운 길로 산을 향해 가야한다.

    "함께 침묵하는 것은 멋진 일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멋진 일은 함께 웃는 것이다.

     두사람 이상이 함께 똑같은 일을 경험하고 감동하며,

     울고 웃으면서 같은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너무도 멋진 일이다."      - 니체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 -

    울고 웃는 시간이 아니지만, 차분하게 함께 밤의 시간을 즐긴 네녀석은 멋진 녀석이다. ㅋㅋ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