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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수의 삶> 그리고 낯선 일상들~(2)
    일상~/일상사 2018. 3. 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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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돌아다녀 보아도, 늘 거닐던 그 길도 낯설다.

    하물며 낯선 길을 거니는 그 시간은 얼마나 낯설것인가?!!

    그 낯선 길을 거닐면서 괜한 잡생각들도 순간 스쳐지나가고,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라며 고개를 흔들어도 보고...... 용기도 없으면서~!!

    낯선 일상을 떨치고자 더 낯선 길을 찾아 깊숙히 깊숙히, 그러나 되돌아 올만큼만 거닐며 순간 순간의 공허함을 누려본다.

    이런 공허함을 누리는 시간조차 나에겐 사치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그런 공허한 시간을 찾아 또 거닐어본다.

    그나마 위로를 주는, 여유를 가지라고 하는 이가 함께 거닐어주니 잠시나마 안정을 취해본다.

    백수의 삶이라 하면서도 뭐가 바쁜지, 사실 컴퓨터앞에서 이런 노닥거림도 멋적기에 자주 접하지않게 된다.

    서서히 이런 삶에 안주하는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백수라 부르는 것조차 불쾌함을 느끼며 자유인 또는 아무것도 없는 프리랜서 정도로 명명해본다.

    여전히 불편함이 느껴지는 허리, 그리고 빈둥거리기 싫은 낮시간을 옆지기가 함께 동행해주는 시간이 있어 잠시나마 웃으며(여전히 속도 없이~) 거닐어본다.

    동네의 끝자락 같은 마을길을 거닐다 만나는 막다른 길, 마을의 작은 농원을 꾸려가는 주인장에게 잠시 길을 물으니 없다고는 하는데 완강히 제지는 하지않으니 발걸음을 옮기다보면 목적지가 나오겠거니 하고 인사를 하며 숲길을 헤쳐나간다.

    그나마 농원의 태어난지 얼마되지않은(나중에 농원주 내외의 이야기로 알게된 사실~) 강아지 "반달"이가 길동무가 되어주어 눈위에 발자국도 같이 찍어보고, 잘못들어선 바위길도 꾸역~ 꾸역~ 올라가지않았을까?!!

    반달이가 아니었다면 "이쯤에서 되돌아갈까?"라며 누군가가 먼저 말을 꺼냈을 일이다.

    마치 우리가 강아지의 주인인냥 잘못 들어선 너덜바위 구간에서 포즈도 한번 잡아보고~

    잘못든 길일지언정, 우리만 잘못 길을 찾은게 아닌듯 어느 산악회의 흔적에 위안을 삼으며 또 오른다.

    반달이 녀석도 집으로 돌아갈 생각은 않고 낯선 우리와 함께 끝까지 거니느라 힘들었는지 바닥에 쌓인 눈을 연신 파헤치며 혀를 낼름거린다. 수고했다~ 반달이~!! ^^

    그렇게 찾은 동네의 끝자락, 설악의 한귀퉁이에서 떨어져 있는 송암산 자락은 어느 자료에서 보이던 코팅지의 정상표식은 보이질 않고 삼각점만이 내가 정상이요~라며 위치를 알려준다.

    아무 생각없이 자유인이 된 못된 신랑이 뭐가 좋다고 그래도 웃어주는 옆지기가 있으니 다시 힘을 내어봐야한다.

    동물애호가도 아니고, 그런 것을 떠나 뭔가가 몸에 달라붙는걸 싫어하면서도 정상의 나는 없으니 괜히 오버스럽게 반달이와 정상 등정 기념샷도 한컷 남겨본다. ^^;

    송암산 정상보다는 직전의 헬기장에서의 조망이 그나마 조금 낫다.

    그래도 이런 곳이 뭔 비박의 재미가 있다고 백패킹의 흔적을 온오프를 통하여 간혹 확인하게된다.

    그래도 이곳에서의 백패킹은 비추일세~~

    반달이가 걱정스러운것은 농원의 주인 내외분은 물론이요, 뱃속에 품고 있다 세상에 내보낸 어미 강아지(개라고 해야하나?!!)도 마찬가지다.

    송암산에서 되돌아오는 길에 어미개가 먼저 자식을 찾아 쫓아왔고, 혹여나 모르는 이에게 끌려갔을까싶은 농원주인 내외가 그 뒤를 따라온다.

    그렇게 가볍게 흘려보내듯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내려온 송암농원의 주인집 뒤뜰에서 계곡물로 목을 축이고, 밖에 보관해둔 얼음같은 배즙 한잔을 얻어마시며 잡생각을 털어내는 걸음을 마친다.

    송암산에 대하여는 내가 조금더 안정이 되었을때 소개할 기회가 있길 바라며 이정도로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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