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장터 백패킹 2>바람이 없어도 산의 밤공기는 차더라~오르다~ 山!!/山 2025. 1. 2. 18:57728x90
지인들과의 밤의 유희를 제대로 즐기지못하고 짙은 어둠이 깔린 숲속의 박지를 조심스레 드나들기를 반복한다.
한번 깬 잠은 쉽사리 다시 자리를 잡지를 못하고, 침낭의 온기도 서서히 빠져나가면선 체감으로 느끼는 추위는 더 심해진다. 나홀로 즐기는 솔캠이었다면 한밤중의 춤사위는 아니어도 남겨둔 음식을 지지고 볶으면서 알콜의 열기를 즐겼을지도 모를 일이다.
억지스럽게 텐트속 머미형 침낭을 뒤집어쓰고 애벌레 꿈틀거리듯 이리 뒤척이고, 저리 뒤척이며 또 시간을 보내다 다시금 떠진 눈은 텐트밖 풍경을 확인하게된다.
나로 인해 일찍 밤의 세계로 들어선 지인들과 달리, 옆쪽의 다른 백패커들은 여전히 밤을 즐기고 있다.
마장터의 박지는 젊은 세대가 오더라도 옛산꾼들의 문화를 즐기게되는 곳이다.
최근의 뷰(View)를 따지는 박지 핫플레이스는 까탈스러운 젊은 백패커들이 모여들며 눈치를 보게되는데, 마장터는 여전히 옛스런 풍경이다.
어찌보면 우리의 주거생활 패턴과도 비슷하게 닮아있는 것 같다.
옛 단독주택은 이웃과의 거리가 있어도 서로 웃으며 떠들고해도 눈치가 보이지않는 정(情)이 있었는데, 요즘은 아파트생활은 서로 붙어있으면서도 조용히 하라고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그렇게 오버랩된다.
또다시 텐트속으로 들어간다. 몇분, 몇시간을 눈을 붙쳤을까? 몇번을 깨기를 반복했을까?
이웃텐트의 불도 꺼지고, 짙은 어둠이 고요속을 맴돈다. 적막한 어둠속에서 나의 움직임은 더욱 조심스러워진다.
이제는 주변의 텐트에서도 움직임이 보였으면 싶은 마음으로 마지막 잠과의 사투를 끝내듯이 몸을 추스린다.
헉~ 지인들이 쉘터에서 조용히 아침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있다. 다행이다~ ㅎㅎㅎ
진정한 박꾼이라면 추위도 아랑곳하지않고 설경을 벗하며 온종일 숲의 정취를 만끽하겠지만, 우리는 추위속에서 무언가를 먹기보다는 지역의 맛집을 찾아 따끈한 음식으로 몸을 녹이며 하룻밤의 여운을 즐기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간단히 달달한 모닝커피 한잔과 누룽지탕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서둘러 자리를 벗어나려한다.
마장터에 발길을 들일때만하더라도 욕심을 부린다면 대간령과 상봉쪽으로의 이른 아침 걸음도 생각했었는데...... ㅋㅋ
어찌되었든 어제 오후에 들어선 길을 사이트를 정리하느라 꽁꽁 언듯한 손끝과 발끝을 연신히 움직여가며 되돌아간다.
사실 이런 백패킹은 그리 선호하지않는다. 나름 산을 오르내리면서 힘겨움도 느낄때 백패킹의 묘미가 증대될텐데, 너무 쉬운 걸음에 추운 겨울의 밤을 그냥 지내는 행위는 아쉬움이 있다. 일행중에 어르신이 계시니 뭐라고 하지는 못하겠고~
아무튼 그리 평탄한 길, 눈이 살짝 덮인 길을 내려서며 추위와 밤공기에서 벗어났음에 감사함의 여정을 마친다.
'오르다~ 山!! > 山'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장터 백패킹 1탄>바람없는 산, 숲속에서 놀고 싶다. (0) 2024.12.30 <강원20대명산인증챌린지>꾸준히...... 그렇게 완주의 기념품을 받다. (3) 2024.11.29 <청대산>꾸준히라는 명제는 실천하기 쉽지않다. (2) 2024.11.16 <십이선녀탕계곡>단풍을 즐기지 못한 아쉬움을 계곡으로 대신한다. (1) 2024.11.12 <양구 봉화산>백패킹, 에필로그~ (1) 2024.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