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다~ 山!!/명산(충청)

<계룡산>섬으로 갈까? 내륙의 산으로 갈까? 고민 앞에서 예열하듯~

霧 明 2025. 4. 22.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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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목적은 교육이 끝나고 가까운 섬에서의 하룻밤이었다. 물론 밋밋한 섬트레킹을 전후해서 다른 산도 걷겠지라는 막연한 계획은 일단 기상상황(비소식) 앞에서 섬으로의 행보를 포기하게 된다.

섬을 포기한 만큼, 전날 야등으로 오서산을 올랐기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야하는데 마땅한 곳을 찾기 쉽지않다.

미리 차선책을 고려했다면 이런 고민도 없었겠지만...... 일단 가까운 명산을 찾아 BAC CHAMPIONSHIP이라는 타이틀에 묻어가는 어게인산행을 한다.

산행일시 : 2025. 4. 11(토) 맑음~

산행장소 : 충청남도 계룡시, 공주시 일대 계룡산(847m)

충남 제일의 명산 계룡산국립공원은 1968년 우리나라 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면적은 65.335㎢이다. 계룡산 정상인 천황봉(847m)을 중심으로 16개에 달하는 봉우리 사이에 약 10개의 계곡이 형성되어 있다. 산의 능선이 닭의 벼슬을 쓴 용의 모습과 닮아 계룡(鷄龍)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계룡산은 산세가 아늑하면서도 변화무쌍하고 서울, 대전 등 대도시에서도 일일 탐방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풍수지리학적으로도 뛰어나 조선의 수도로도 거론되었으며 나라의 제사를 지내던 신성한 산이기도 하다.                      - 계룡산국립공원 누리집   참조 -

누구와 : 나홀로~

산행코스 : 신원사주차장 -(1.5km, 20분)- 고왕암  -(2.4km, 35분, 안성골)- 연천봉고개  -(0.9km, 15분)- 관음봉

                    -(1.1km, 30분)- 연천봉  -(2.0km, 40분)- 보광원  -(1.2km, 25분)- 신원사주차장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8.0km, 총 2:45분 소요

신원사, 하산길에 들러볼 생각으로 지나친다.

비록 하룻밤의 거처를 대략적으로 정하고 오후 늦으막한 산행을 위한 이동중에 만나는 신원사 방면의 길도 봄의 정취를 느끼기 좋다. 사실 나의 산행코스는 꼭 가봐야겠다라는 계획에 의한 경우도 있지만, 그때그때의 시간과 일정에 따라 코스를 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산행의 경험임에도 계룡산을 오르는 코스를 각기 달리하여 3사(동학사, 갑사 그리고 신원사)코스를 오늘 완주한다는 것도 나름 의미를 부여하며 일주문을 지나며 몸을 예열한다.

고왕암을 지나며~

강원도보다는 따뜻한 중부내륙이니 봄의 기운이 파릇파릇 물오른 싱그런 풍경이리라 생각함은 오산이다. 들머리에서 고왕암 기점까지의 등산로는 온통 매마른 겨울의 산풍경에 햇살만 밝게 비추이는 느낌을 남긴다. 눈은 삭막한 풍경에 몸은 한낮의 열기를 고스란히 받아야하는 유쾌하지않은 걸음인 것이다.

산객의 이런 기분을 풀어주려는듯 잠시 대숲의 푸르름을 보여주지만 이또한 연천봉고개까지 이어지는 깔딱고개같은 돌계단과 돌무더기가 이어지는 등로를 숨기기위한 속임수에 불과한 것이었다.

육산의 편안함이라고는 찾아볼수 없는 암괴류의 계속되는 오르막과 데크계단...... 계룡산을 처음 찾았을때의 어둠속의 동학사코스를 제외하고는 꽤 버거운 산이라는 생각이 들게만든다.

연천봉고개 직전~

유난히 매마른 풍경의 계룡산의 봄, 그리고 바위의 풍경속에서도 어쩌다 눈에 띄는 흔한 야생화는 한줄기 오아시스처럼 눈을 정화시켜준다. 당연히 오름에 지친 산객은 야생화와 눈맞춤하며 걸음에 속도를 조절하는 휴식의 시간이다.

휴식과 함께 조금 힘을 내어오르다보면 만나게되는 연천봉고개는 갑사코스로 올랐던 기억을 잠시 소환시켜준다.

당시에도 명산도전단들과 섬산행(백패킹)을 계획했으나 날씨때문에 도전단의 가족이 있는 부근의 집에서 취해가며 하룻밤 묵고, 이른 아침에 조용히 인사글을 남기며 찾았던 갑사코스는 너무 쉽게 생각하고 맨손으로 올랐다가 정상에서 다른 산객의 먹거리를 얻어먹으며 영양보충을 했던 기억을 떠오르게 한다.

쌀개봉, 천황봉(통제구역) 조망~
다시 되돌아갈 연천봉 방면~
삼불봉, 장군봉 뒤로 갑하산과 대전 유성지역 조망
쌀개봉, 천황봉은 3군통신시설이 위치하고 있기에 통제다.

비록 오름길의 풍경은 거칠고 매마른 모습이었으나 맑은 날씨덕분에 연천봉에서 정상(관음봉)까지의 풍경은 막힘없는 시원한 조망을 선사한다.

때론 힘겨운 여정일지라도 정상에 올랐을때의 이런 희열이 있어 참고 견디며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일상에서도 너무 쉽게 포기하고는 한다. 포기보다는 다른 대안(편안함)을 쫓다보니 힘겨움 뒤의 희열을 만끽하지 못하는 이들을 보게된다.

이런저런 핑계거리를 찾고, 애써 아닌척하며 순간의 고단함을 회피하려한다. 물론 쉬운길이 있을수도 있으나, 쉬운만큼 최상의 결과가 아닌 합리화를 위한 결과만 도출할 뿐이지 않을까?

산행중에는 힘겨움에 투덜거릴뿐 이런 고민따윈 있을수 없다. 산행후 또는 한참이 지나서야 복기할때 포장되는 과장된 감정의 표출이다. ^^

정상에서 쌀개봉(통제구간), 삼불봉(수정봉) 그리고 멀리 장군봉까지의 능선과 계곡이 어우러진 풍경은 크게 메아리를 남기고 싶은 마음...... 그러나 우리는 그러지 못한다. 메아리는 위급상황에서 구조를 요청하는 외침일 수도 있기에~ ㅋㅋ

연천봉으로 향하는 길의 소나무...... 단독주택을 지어 이런 조형수를 하나 심어두고 싶지아니한가? ^^
연천봉에서 관음봉, 천황봉과 삼불봉이 모두 조망된다.
아쉬운대로 해넘이를 잠시~

하염없이 정상에서 풍경을 즐기는 여유따윈 사치다. 나는 늘 시간에 쫓기듯 산행을 한다.

당연히 나의 또다른 계획이 스스로 이런 행동을 유발하는 것이지만, 어찌되었든 지금 산행 이후에도 고행의 걸음이 잡혀있으므로 서두를수밖에 없다.

연천봉으로 향하는 걸음 속에서도 희미한 기억, 작은 암자를 만나고 되돌아왔던 기억을 끄집어내본다.

오늘은 되돌아가는 걸음이 아닌 지도를 확대하면서 등운암에서 보광원(암)으로 이어지는 등로를 확인했으니 걸어보고자한다. 왔던 길을 그대로 되돌아갈수는 없지 않은가? ^^

연천봉의 낙조가 계룡시의 제3경에 해당할 정도로 장관? 이곳이 하룻밤 거처로 마땅하다면 즐길만하겠으나 아쉬움을 두고 오늘도 산객의 생수 한병을 얻어 손에 챙기며 하산을 한다.

데크길도 이렇게 조성하면 멋진 코스가 된다.
진달래와 낙조~
연천봉의 낙조를 계속 그리워하듯~ ^^
신원사 연등도 불이 들어오고~

연천봉 낙조를 위로하듯 등운암을 향하는 길, 등운암을 지나며 만나는 길의 소나무 풍경이 한폭의 수묵화를 연상케한다.

어디 그뿐이랴? 연천봉낙조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기라도 하듯 하산길에 만나는 낙조풍경은 연천봉낙조의 풍경이 어떠한지 알지도 못하지만 충분히 아름다운 풍경으로 조금은 늦은 한낮의 산행에 만족감을 선사한다.

오름길에 비해 편안했던 하산길의 풍경과 느낌을 간직해도 좋은 코스임에도 산정에서 만났던 산객은 연천봉고개길 코스는 제외하고, 내가 하산하며 걸었던 길로 원점회귀의 걸음을 가끔 하신다는 이야기에 혼자 독백처럼 되내인다. 나는 다음에 오더라도 오늘 걸은 코스를 선택하겠노라고~, 같은 풍경이라도 어느정도 힘들게 거닐며 만났을때 희열은 다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