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다~ 山!!/명산(충청)

<오서산>하룻밤 묵을 계획이었는데 무거워진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霧 明 2025. 4. 21.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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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 장거리 원정산행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기회가 온다. 업무적인 교육때문에 일정조율이 되지않는 상황이라 장거리 교육출장을 가게된 김에 지역의 명산을 찾아보고자 한다. 물론 기회가 된다면 하룻밤 산에서의 노숙도 즐겨볼 계획이다.

섬에서 하룻밤을 묵어볼까? 아니면 가까운 명산에서 하룻밤을 묵어볼까를 고민도 하지만, 비소식에 돌풍소식까지 있으니 자칫 섬에서 못나오게 될까 염려스럽기도 하니 마음은 내륙의 명산에서 하룻밤을 생각하고 있다.

산행일시 : 2025. 4. 10(목) 이른 저녁시간에~

산행장소 : 충북 보령시 일대 오서산(烏棲山, 791m)

오서산은 우리나라 서해 연안의 산 중에서는 가장 높으며 백두대간 차령산맥 끝자락인 금북정맥의 최고봉(790.7m)이다. 보령시[保寧市]를 비롯하여 홍성군[洪城郡], 청양군[靑陽郡]에 걸쳐 3개 시군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산으로서, 울창한 숲과 깊고 맑은 물이 어우러져 천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이다. 정상에서 보면, 수채화처럼 펼쳐진 억새 물결과 서해의 수평선 그리고 서해 낙조를 조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남으로 성주산, 북으로는 가야산, 동으로는 칠갑산, 계룡산까지 관망할 수 있어 육·해·공의 풍광을 즐길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 몇 안 가는 소중하고 진귀한 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서산은 이름 그대로 까마귀와 까치가 많이 깃들어 사는 산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보령 주변의 여러 명칭이 이에 유래한 것이 많다.                                   - 대한민국 구석구석    참조 -

누구와 : 나혼산(나 혼자 산탄다~)

산행코스 : 성연주차장 -(1.3km, 15분)- 시루봉 갈림길  -(1.5km, 30분, 신암골 코스)- 북절터(샘터)  -(1.1km, 30분)-

                    정상  -(1.2km, 30분, 성골 코스)- 시루봉  -(2.3km, 30분)- 주차장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7.5km, 총 2:15분(휴식 및 인증 10분 포함) 소요

사실 계획상으로는 2박3일의 교육일정 중 매일 인근의 산을 찾아볼까 생각했다. 그러나 나약한 인간은 계획을 실천하지 못하고 편안함에 안주하고 만다. 편안함이란 삼시세끼를 교육장에서 앉아만 있다가 제공하는 밥을 먹는데 왜 배식음식이 이렇게 맛있는거냐~ 라는 딜레마에서 오는 감정이다.

이런 편암함속에서 오는 무거워지는 뱃줄기의 부담감에 과감히 야간산행을 도모해본다. 사실 아침의 이른 산행은 시간적으로나, 쌀쌀함의 날씨속에서는 또다른 게으름을 피우게 된다.

다행히 출발의 시간은 어느정도 등로를 육안으로 확인할 정도로 해가 길어졌지만, 서해의 낙조가 전해주는 풍경은 당연히 발걸음을 재촉하게 된다.

계획했던 오서산에서의 하룻밤은 다른 이의 잠을 만나는 것으로 대신한다.

그러나 삼십여분을 걸었을까? 사방은 어둠으로 둘러싸고 헤드랜턴을 켜고 오르는 길은 왜이리도 숨이 거칠어지는 것인지...... 다행히 오서산 정상부 능선길의 중간지점이라 할 수 있는 북절터의 샘터에서 수질이야 어떨지 모를 감질맛나는 물줄기에 입을 축이며 쉼의 시간을 갖는다.

비록 거친 숨을 몰아쉬지만, 이는 본연의 체력이 딸려서가 아니라 어둠의 시간에 쫓김에 급한 걸음이 유발한 호흡이라고 위로한다.

십여분 발걸음을 옮기는 행위도 버겁게 느껴질쯤 하늘높게 뜬 달빛아래 봉우리 한켠에 희미한 불빛이 보인다. 평일임에도 노숙을 즐기는 산객이 있음이렸다.

다행히 늦은 시간도 아님에도, 텐트안에서 조용히 밤을 즐기는 산객이 놀랠까 조심스레 사진 한컷 남기고 정상을 향한다.

청양군일까? 보령시일까? 야경~
억새보다 진달래능선이렸다. 그나마 꽃망울도 보이질 않는다.
교육중의 복장 그대로~

오서산도 억새가 좋았던 산이었던것같은데, 기억과 달리 꽤 오래전 일인듯 전혀 다른 길의 느낌으로 능선길을 걷는다.

아무리 짧은 걸음일지라도 여유를 가지고 산의 풍경(특별할 것 없는 야경일지라도~)을 즐기는 시간이 있어야하는데, 홀로 객지의 산을 야등하는 행위는 그런 유희를 허락치않는다. 그저 조급한 마음에 인증사진 남기고, 야경 몇컷 남기며 가야할 방향을 가늠하고 있다.

나의 조급한 마음처럼 오서산의 억새도 초라함만이 이번 산행의 기억으로 남을듯싶다. 예뻐보였던 여인 또는 친구가 어느새 나이들어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같은 기억의 산이 될까 안타깝다. ㅎㅎ

하산길에 되돌아본 정상과 백패커의 흔적

본격적인 성골코스의 시작이다.

정상석도 없는 시루봉에서 한컷~

오서산을 오르는 많은 길중 원점회귀를 위해 선택한 성연주차장코스는 오름길의 신암터골에서 하산해야할 성골코스로 이어진다. 등산어플의 등고선을 잠시 들여다보며 선택한 이번코스지만, 성골코스로 올랐으면 더 고생했을것만 같은 길이 잠시 이어진다. 그러나 그리 험하지 않은 길, 어둠속의 혼산이기에 긴장감이 주는 기분탓이렸다.

신암터골은 지명에 대한 이해를 하지 못하고 호기심으로 검색을 하는데....... 딱히 정보는 없다. 이런 저런 정보를 유추해볼때 당진 신암사(申庵寺)와 연관이 있지 않을까라는 추측을~ 다른 지역의 신암사(神巖寺)와 달리 보령과 가까운 당진의 지역적 여건때문이렸다. ㅎㅎ

그렇게 이동하다보면 오서산의 다른 봉우리가 있었나싶은 "시루봉(562m)"을 다녀갔다는 흔적을 남기며 잠시 휴식의 시간을 가져본다.

어둠속이지만 가로등 불빛 하나있는 풍경도 운치가 있다.

이젠 약간의 내리막 그리고 임도를 거쳐 어둠속의 불빛이 어느쪽(보령일까? 안면도일까?)일지 가늠하지 못하며 늦은 산행을 마치게 된다. 가로등조차 드문드문 서있는 시골의 밤길을 거니는 객(客)을 경계하듯 강아지 몇마리의 울음소리를 벗하며 주차장에 도착, 또다시 달려야한다.

교육이라고 낯선 이들과 한방에서 혼숙을 하고있으니 너무 늦으면 민폐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