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수사도북>삼세번이면 성의라도 보여야하는데...... 또 실패~
시기적으로 좋지않았다.
갑자기 청광종주를 했던 일행분께서 지인과 불수사도북 도전산행을 이야기하며 일정을 조율하는데, 맞추다보니 평일저녁부터 주말까지 무박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산행의 뒷풀이까지 생각하면 바로 귀가하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에 큰딸이 생활하는 장학관의 부모맞이방을 예약까지 해뒀다.
아뿔싸~ 산행일이 다가오며 퍼뜩 떠오르는 실수, 주말이 꼬맹이녀석의 생일이었음을 깜빡 잊고있었다.
안그래더 전주 장시간 운전으로 무릎에 이상증세가 있는데, 가정의 기념일까지 스리슬쩍 넘기게 된 상황은 심신의 부담으로 자리잡는다. ^^;
산행일시 : 2025. 4. 04(금) ~ 4. 05(토) 맑음뒤 빗방울~(이미 토요일 비소식이 있었다)
산행장소 : 서울특별시 노원구와 남양주시 별내면 일대 불암산(佛巖山, 510m)과 수락산(水落山, 637m)
불암산은 해발 510m으로, 원래 ‘필암산(筆巖山)’이라 하여 먹골(墨洞)·벼루말(硯村)과 함께 필(筆)·묵(墨)·현(硯)으로 지기(地氣)를 꺾는다는 풍수지명(風水地名)이었다.
불암산이라는 명칭은 큰 바위로 된 봉우리가 마치 송낙을 쓴 부처의 형상이라 하여 붙여졌으며, ‘천보산(天寶山)’이라고도 한다.
수락산은 해발 637m의 산으로, 화강암이 지표에 노출되며 하중 제거에 의한 판상절리(板狀節理)와 이후 침식작용(浸蝕作用)으로 다양한 화강암 기암괴석(奇巖怪石) 및 미지형(微地形)이 발달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이 돌산으로 화강암의 암벽이 노출되어 있기도 하나, 산세는 그다지 험하지 않다.(밤에 걸어서 그런지 험하지않다는 글에는 공감하지 못하겠다. ^^;) 수목이 울창하지는 못하나 동쪽의 금류계곡에는 금류동(金流洞) · 은선동(隱仙洞) · 옥류동(玉流洞)의 세 폭포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곳이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참조 -
누구와 : 도전자 2명과 함께
산행코스 : 불암산백세문 -(4.9km, 1:45분)- 불암산정상 -(4.4km, 1:40분)- 도솔봉이정목 -(1.0km, 35분)- 수락산주봉
-(1.8km, 40분)- 도정봉이정목 -(2.5km, 65분)- 동막골기점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14.3km, 총 5:45분(휴식 45분 포함) 소요
산행거리는 트랙이 튀면서 누락된 부분이 있음.(스마트폰이 문제인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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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을 위해 모처럼 휴가(반차)를 쓴다. 이동거리상 여유가 있을듯하여 경유지 한곳을 들러 그동안 만나지 못한 분들에게 얹혀 이른 저녁(산행직전 식사는 부담스러워서~)을 간단히 얻어먹는 시간을 갖고 이동한다.
딸아이가 있는 장학관은 다음날부터 입실이지만, 하루전 차량을 파킹하고 들머리 약속장소로 향한다.
그 시간이 빠듯해진다. 다행히도 함께 산행하기로 한 일행들께서 조금 늦는다고~ ^^
아무튼 두번이나 실패한 종주산행의 시작을 일행이 있는 상황에서 진행을 하기에 조금더 부담이 없다고 해야할까?
아직은 알 수 없으나, 산행에서 자주 쓰이는 말처럼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고 기대감을 안고 어둠의 길을 걷는다.
첫도전때는 새로운 길에 대한 호기심으로 야경을 찍고 쉬느라 시간이 지체되었으나, 이날은 함께한 일행들의 걸음이 나보다 월등히 가볍고 빠르기에 사진보다는 뒤쫓는데 집중하는 걸음이다.
진행방향으로 왼편이 서울의 야경이고, 오른편이 경기도(남양주) 야경임을 확인하면서 걷다보니 어느새 첫인증지 불암산에 당도한다. 걸음만큼 인증도 간단하게 마치고 또다시 걷는 일행들...... 아무리 볼것없는 어둠속의 야등일지라도 템포가 너무 빨라~ ^^;
불암산 이후는 어찌보면 나에겐 마의 구간이라 할 수 있는 수락산코스가 기다리고 있다.
이상하게도 수락산 코스에선 방향감각을 상실하며 갈팡질팡했으나, 이번에는 그래도 주변 지리에 익숙한 일행들인지라 앞에 두고 따라가는 걸음이 조금은 편안한데, 마음과는 달리 또다시 밀려드는 체력의 저하가 문제다.
야경은 불암산 코스에서 어느정도 눈에 담았으니, 어둠속의 풍경은 그닥 볼것없다는 듯 빨라지는 걸음만큼 도솔봉기점을 지나 주봉에 이른 시간이 날짜를 바꾸기 직전이다.
이정도 페이스면 불수사도북 완주의 시간은 어느정도 만족스럽다싶지만 살짝 살갖을 스치는 빗방울......에 뭔가 핑계거리를 찾기 시작한다.
수락산 주봉을 지나 다음 기점을 향하면서 이미 나의 마음은 정해졌다. 그래도 일행들의 최소목표인 사패산까지는 가자는 압박에 나조차 똑같은 길에서 포기하기는 자존심상하다는듯 그러마했지만 체력도, 마음도 이미 바닥임을 애써 숨기며 수락산 자락을 내려선다.
도정봉 기점에서 과연 마음이 바뀔까?
인증과 함께 주변의 야경을 잠시 감상하는 시간이 우리의 마음을 말해주는 것이 아닐런지?
걸음을 계속해야했다면 다음 코스로 야경을 담아봤을텐데, 서울도심의 야경을 감상하고 있음은 더이상 걸음을 잇지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일테다. ^^;
한두방울의 빗방울이 조금더 강해지길...... 바라며 걷는 하산길이 그때와 다르다면, 도정봉기점을 지나 동막골 코스가 아닌 회룡역방면으로 달라졌다는 사실이다.
실패한 산행기라 딱히 길에 대한 기억도 없지만, 첫실패의 길도 빗방울과 함께 계곡하류의 작은 폭포(?)를 보며 산이름의 연혁을 어림잡아봤다는 정도의 기억으로 남았는데 회룡역 방면의 길은 또다른 느낌의 길이다. 그러나 같은 기점의 하산로에서 만나는 길이었음을~
그러면서도 포기한 걸음의 아쉬움을 담듯 지나온 산봉우리를 어둠속에서 그려보는 시간이다.
어둠속의 세번째 걸음이라면 어느정도 스스로에게 성의를 보였어야되는데 그러지 못함은 자책을 넘어 신체의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닌지, 체력단련을 조금더 규칙적으로(감히 체계적이라는 표현은 감당하지 못함에~) 해야하는 것은 아닐지 반성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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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시간의 포기, 일행들의 유혹을 뿌리치며 심야 해장국집에서 첫전철의 시간이 다가오길 기다린다.
그렇게 일행들과 걸음의 아쉬움을 웃음으로 달래며 헤어지고, 나는 전철을 타도 딱히 갈곳이 없기에 찜질방으로 향한다.
딸은 동아리엠티를 가서 오후쯤에나 도착할테고, 장학관 입실도 오후에나 가능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