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다~ 山!!/명산(강원)

<설악산>봄이 오려다 쫓겨난 듯한 매서운 추위가 있다.

霧 明 2025. 2. 20.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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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초부터 설악의 정상에서 일출을 맞이하고픈 욕구가 있었다.

마음의 욕구만큼 육체의 뒷받침이 되어야겠으나, 현실은 육체의 뒷받침보다 정신의 방전이 문제가 아닐까싶다.

몇번을 마음을 다잡아보지만, 밤을 지낸 몸을 과감히 일으켜 세울 정신이 아직 꿈나라에 있으니 육체와 몸이 따로 놀고 있는 형상이다.

산행당일에도 애매한 시간의 기상, 그래도 육체만 뒤따라준다면 정상에서 일출을 만나지않을까라는 기대로 들머리인 남설악탐방센터로 향하는데~

산행일시 : 2025. 02. 08(일) 날씨 맑음, 들머리 기준 기온 영하 13도~

산행장소 : 강원특별자치도 양양군 서면 설악산(대청봉, 1708m)

대청봉에서 바라본 속초(바다)

누구와 : 나홀로~

산행코스 : 오색그린야드호텔앞 -(2.1km, 40분)- 오색제1쉼터  -(2.1km, 55분)- 설악폭포상단쉼터  -(2.7km, 65분)-

                   정상(인증이 힘들다)  -(1.7km, 30분)- 오색제2쉼터  -(2.1km, 4.5분)- OK쉼터  -(1.5km, 40분)- 남설악1쉼터

                    -(1.0km, 10분)- 호텔앞

산행거리 및 시간 : 약 13.7km, 총 4:55분 소요

한발 늦었다~라는 느낌......

불과 며칠전의 설악은 벌써 봄이구나라는 착각을 할정도로 정상을 만끽할 만했는데, 일출을 볼까라는 기대감으로 달려 도착한 남설악탐방센터의 앞쪽은 차가운 바람과 함께 기온이 뚝떨어져있다.

아무리 추워봐라, 내가 포기할까?

모처럼 어둠속을 랜턴의 빛에 의지하며 오르는 초입구간은, 아무리 날씨가 영향을 주더라도 주말의 설악이라는 이름에 걸맞지않게 등산객을 만나기 쉽지않다.

예전같았으면 그냥 올랐을 오색제1쉼터까지의 구간을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며 몸을 녹일겸 쉬어가고, 설악폭포상단쉼터기점을 지나면서 산객보다 먼저 아침의 여명을 맞이한다.

정상에서 일출을 맞이하고 싶었는데...... ^^;

애매한 출발이긴 했어도 나의 체력은 아직 청춘이라며 충분히 일출을 맞이할 것이라는 생각은 여명속에서도 속도를 붙여볼까라는 욕심도 차가운 날씨속에 포기하며 오색제2쉼터 기점을 통과하며 건너편 점봉산 자락으로의 운해와 산그리메를 감상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운해와 동해에서 떠오르는 빛의 반사가 없는 풍경이라면 선명한 산그리메를 즐기겠으나, 이날의 산행은 선명함이 아닌 서로의 경계를 넘나드는 듯이 산능선의 실루엣과 운해가 중첩되어 또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그리고 하늘이 열리는 정상부의 등로에서 습관적으로 화채봉 능선으로 이어지는 목동의 쉼터같은 오두막의 풍경을 즐긴다. 추운 날씨엔 이곳에서 풍경을 충분히 즐기는 것도 나쁘지않다. ㅎㅎㅎ

가리봉, 주걱봉과 삼형제봉 방면 조망
중청봉, 좌측으로 끝청과 운해 뒤로 안산방면~
공룡능선의 줄기를 따라가본다.
선명한 풍경도 좋지만, 운해가 흘러가는 능선의 풍경도 멋드러진다.

드디어 정상, 정상에서의 일출을 즐기지 못함은 아쉽지만 맑은 하늘의 푸른 빛과 적당히 일출의 빛을 머금은 주황빛의 경계가 주는 탁트인 풍경을 즐길만하다. 다만...... 지난 1월의 포근한 정상과는 달리 손끝과 발끝의 말초신경을 마비시킬듯한 한파는 견디기 힘들다.

빠른 시간에 풍경을 스마트폰에 담은뒤 나중에 풍경을 즐길 요량으로 분주히 발을 움직인다. 가만히 있을수록 육체의 끝은 서서히 감각을 잃을수 밖에 없다.

어둠속에 만나지 못한 흘림골 칠형제봉(등선대) 방면 조망도 매혹적이다.
산행후 온천도 오랜만~

예년같으면 설악의 정상을 향할때는 풍경을 오롯히 즐기겠다는 목적이었다면, 올해같은 경우는 동네앞동산을 오르내리면서도 어쩌다 찾은 설악에서 체력의 저하를 몸으로 느꼈기에 산에 대한 체력을 조금 끌어올리겠다는 마음이 더 간절한 걸음이다. 그러니 풍경이야 어떻든간에(그래도 풍경이 좋을때 찾으려하겠지만~ ^^) 설악을 자주 오르내려보자는 생각이다.

그렇기에 하산길의 풍경은 따로 담으려 하지않는다. 그래도 어둠속에 올랐던 오색의 탐방로에서 눈에 들어오는 풍경에는 잠시 멈춰서주는 것도 자연에 대한 예의다.

지난 산행때의 선명한 풍경, 산그리메의 뚜렷한 실루엣과 달리 적당히 구름이 산허리와 산머리를 지나치며 연출하는 아련한 풍경도 매력이지싶다.

운동삼아 오르내린 설악에서의 이른 걸음이니 모처럼 탄산온천에서 피로도 풀어보는 여유를 부려본다.

전국에 또다른 탄산온천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설악을 찾는 매력은 바다와 호수도 함께 즐길수 있음이지만 오색그린야드호텔의 탄산온천은 즐겨볼만하다.

실내를 담을수 없으나, 나름 휴식과 건강도 함께 얻어가는듯한 느낌이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