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열고 욕지도를 거닐며~
나이를 먹으면 아침잠이 없다고......
나는 아직 젊은데........ 그건 생각뿐이고, 몸은 나이를 먹었다고 새벽부터 잠자리를 박차게 만든다.
사실 나이 먹어서가 아니라, 언제부터인가 불면증 비슷하게스리 새벽에 꼭 잠을 깨게된다.
스트레스때문이라고.......말하지만, 그게 나이 먹었다는 증거야라고 말할 이들에게 대꾸할 이유도 뭐도 없다는~ ㅜㅜ
어찌되었든 지난밤에 계획한 나의 일정이 있으니, 그냥 잠만 자고 욕지도를 떠나기엔 뭔가 아쉽다는 생각을 실천하기로한다.
다시 봉우리를 찍으며 섬산행 할 것은 아니고, 약 21km에 이르는 해안일주로가 있으니 잠시 거닐어 볼 계획이다.
설마 21km를 다 걷겠다는........건 아니고, 아침부터 일어나 팅팅 부어오른 면상으로 일행들을 마주하지말자며 컨디션 조절하는 걷기정도~!! ^^
간밤의 조용한 여흥과 함께 묻혀버린 정적을 깨트리기 싫어 조용히 자리를 박차고 나선다.
아직 어둠이 가득한 새천년기념공원, 그러나 해안도로를 따라 걷는 길이기에 그리 문제가 될것은 없다.
새벽 어둠속에 해안일주로를 거닐려던 계획은 어떤 곳인지는 모르겠으나, GPS어플에서 눈에 띄던 하나의 기점인 삼여전망대때문이었다.
삼여전망대를 찾아가는 길에도 샛길같은 비포장 길이 보이기에 슬쩍 거닐다보니 건너편 해안가쪽으로 연결되겠지싶은 숲속은 막다른 길, 되돌아오는 허탈함도 있지만 간만에 보는 시골풍경중 하나인 밭을 갈기위한 쟁기가 정겹게 다가와주니 족하다며 다시 해안일주로를 찾아나와 만나는 삼여전망대는 정보없이 찾아간 코스치고는 하나의 기점정도로 여길뿐이다.
영화 "화려한 외출"의 촬영지, 본적도 없이 제목만으로 나의 시대에 상영되었던 영화인가? 그러면 볼거리가 좀 있으려나? 정도의 촉으로 들렀다가, 해안풍경 전체가 비슷해 보이는 풍경이니 색다를게 없다는 느낌정도로 끝난다. ^^;
그런 아쉬움에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조금만 더 걸어보자며 찾아간 유동마을은 욕지도 최고의 풍경중 하나라고 안내가 된다.
그런 풍경도 풍경이지만 아침여명이 채 트이기도 전에 만나는 어느 시골집앞의 꽃밭의 싱그러움때문에 더 기억에 남을듯하고~
욕지도 최고의 풍경이라고 하니 일부러 최고의 풍경은 어떤것일까 만들어보기라도 할듯이 한참동안 해안풍경을 감상하다가 발걸음을 되돌리게된다.
유동몽돌개? 직접 본 해안풍경은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작고 둥근 돌들이 해안가를 장식한 풍경일테지만, 유동마을의 몽돌은 돌이라 하기엔 덜 침식된 조금은 큰돌들이 널브러진 풍경이라고 해야 옳겠다.
어찌되었든 유동마을의 해안(좌사리제도, 국도 등이 수평선 자락으로 보이는)풍경과 어우러진 여명을 한동안 즐기며 아침을 맞는 것으로 충분히 만족하며 되돌아선다.
돌아서는 발걸음 아쉬워 해안풍경을 보고 또 보고, 그러다가 마주치는 우리의 밤풍경과는 다른 풍경을 즐겼을 낚시캠퍼님들의 꿈나라 삼매경이 살짝 그려진다.
과연 낚시캠퍼님들은 꿈나라가 아닌 밤을 온전히 즐기며 낚시대를 바라보았을까??
서서히 밝아오는 해안풍경속의 섬? 조그마한 바위의 군상들을 바라다본다.
멀리는 욕지도 본섬과 연결된 펠리칸바위와 광주여, 가까이에는 삼여전망대를 알리는 삼여, 상여도 그리고 삼례도가 잔잔한 물결위에서 도도히 바다를 지키고있다.
풍경은 바다를 지키는 바위같은데 전설은 다른 의미로 바다를 막은(이것도 지킨건가?) 바위가 된다.
900년이나 나이 먹은 이무기가 변한 젊은 총각을 사모한 용왕의 세 딸이 아무리 밉다고 한들 어찌 자기 딸을 세개의 바위로 변하게 만들었을까??
이무기가 변한 총각은 하필이면 또 힘이 장사여서 본인을 사랑한 세 여인을 바위로 만들어버린 용왕이 밉다고 산을 밀어내어 두개의 섬으로 바다를 막았다고 하니~~
우리내 지명에는 슬픈 전설이 꽤나 많은듯!!
삼여전망대가 생기게 한 삼여는 이렇듯 세 여인을 뜻하는 것이지만, 우리내 인생에는 또다른 삼여가 있으니 잠시 음미해본다.
사람이 평생을 살아가면서
하루는 저녁이 여유로워야 하고,
일년은 겨울이 여유로워야 하며,
일생은 노년이 여유로와야 하는 삼여(三餘)
나는 지금 저녁이 여유롭고, 겨울이 여유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욕심은 끝이 없어 누군가에겐 여유있는 듯 보이겠지만, 스스로는 만족없는 삶을 사는것같으니....... ㅜㅜ
그대들은 이순간을 만족하며 여유롭게 꿈나라를 해매일때,
나는 이순간이 아쉽다며 걷고 또 걸으며 아침 섬풍경을 즐기면서도 또 아쉬움이 있다네.
그런 욕심은 홀로 맞는 아침풍경을 즐기면서도 함께 하는 어울림이 부족하다고 부산을 떨며 일행을 단잠에서 깨어나게 만들고,
그래도 차가운 아침풍경과 함께하는 커피믹스의 향을 즐기니 이또한 즐거움 아니겠는가라고 너스레 한번 떨어본다.
부산을 떨어야 뱃시간 맞춰 선착장으로 갈수 있음에도 나는 또 만족하지 못학고.....일행들을 먼저 보낸다.
여러지역을 다니다보면 생경한 지명과 어휘들, 그나마 강정이라는 지명은 한동안 뉴스를 장식했던 바 있으니 익숙하면서도 어떤 곳일까라는 궁금증에 홀로 찾아본다.
명산도전중 동강백운산의 할미꽃 자생지인 뼝대와 유사한 깎아지른, 경사가 있는 절벽지형을 이르는 강정이라는 지점이 욕지도 곳곳에 있다.
내가 거니는 지점은 고래강정(이정표에는 있으나 해당 지점인듯 추측을 하게 만드는.....), 바다 풍경도 좋지만 섬쪽으로 들어선 펜션들의 어울림도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풍경의 여유로움 뒤에는 선착장으로 서둘러 달려간다고 하는데도 발걸음은 계속 급해진다.
이미 들어온 여객선이 빠져나간 자리에는 우리를 태울 새로운 여객선이 들어올터인데.......
결국 일행은 계속 문자, 전화로 거의 다 왔는지 독촉을 하기 시작하고~ ^^;
땀 삐질삐질 흘리며 늦지않게 도착하였으나, 바다위를 유유히 빠져나가는 여객선의 평화로움과는 달리 요동치는 심장박동과 함께 선상위에 널브러진 나는 남들이 볼땐 또다른 여유로움을 즐기는 것으로 보일지도 모를 일이다.
바람은 조금 있을지언정 풍랑주의보인지 경보인지 느낄수도 없는듯한데, 기상경보가 발효중이다.
섬산행, 섬여행은 기상의 영향을 받을수 밖에 없기에 때론 현지에서 급히 다른 일정으로 변경되는 경우가 있으니 감안하여 즐길 일이다.
여유를 찾아 즐기는 섬산행은 그렇게 또다른 욕심을 가지고 발걸음을 되돌린다.